비현금 결제 시대인데 5만원권 195조원…200조원 육박 ‘어디에 쌓였나’

우경원 기자

k01083510007@gmail.com | 2026-09-07 07:41:25

배준영 의원, 한국은행 자료 분석…2021년 말보다 51조2천억원·35.5% 증가
지난해 28조5,557억원 발행했지만 10조8,998억원만 환수…환수율 38.2%
경남 1.4%·제주 205.9% 극단적 격차…인천 올해 환수율 97%
배 의원 “고액권 유통·보유 흐름 면밀히 분석해야”

[한국경제일보 우경원 기자]  신용카드와 모바일 결제 등 비현금 결제가 일상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중에 풀려 있는 5만원권 발행잔액이 195조원을 넘어 2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배준영 의원(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 말 기준 5만원권 발행잔액은 195조4천억원으로 집계됐다.

5만원권 발행잔액은 2021년 말 144조2천억원에서 2022년 152조9천억원, 2023년 159조9천억원, 2024년 171조9천억원, 2025년 말 189조5천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 7월 말 기준으로는 2021년 말보다 51조2천억원, 35.5% 증가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7개월 만에 5조9천억원 늘었다.

기준  5만원권 발행잔액
2021년 말   144.2조원
2022년 말  152.9조원
2023년 말  159.9조원
2024년 말  171.9조원
2025년 말  189.5조원
2026년 7월 말 195.4조원

지난해 28조5천억원 발행…10조9천억원만 돌아왔다

발행잔액 증가와 함께 눈에 띄는 부분은 5만원권 환수율이다.

환수율은 한국은행이 발행한 화폐 가운데 다시 한국은행으로 돌아온 금액의 비율이다.

전국 5만원권 환수율은 2021년 17.2%에서 2022년 56.4%, 2023년 67.1%까지 상승했으나 2024년 47.7%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38.2%**로 낮아졌다. 2년 연속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전국에서 발행된 5만원권은 28조5,557억원이었지만 환수액은 10조8,998억원에 그쳤다.

발행액과 환수액의 차이는 17조6,559억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서는 환수율이 다소 높아졌다. 1~7월 14조1,392억원이 발행되고 8조2,639억원이 환수돼 전국 환수율은 **58.4%**를 기록했다.

경남 1.4%인데 제주 205.9%…지역별 격차도 극심

지역별로 살펴보면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제주지역의 5만원권 환수율은 **205.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인천 83.5%, 부산 26.9%, 대전·세종·충남 20.3%, 광주·전남 18.6% 등의 순이었다.

반면 경남은 지난해 5만원권 1조9,021억원이 발행됐지만 환수액은 262억원에 불과해 환수율이 **1.4%**에 그쳤다.

강원은 3.9%, 대구·경북 7.4%, 경기 10.3%로 나타났다.

다만 환수율이 낮다고 해서 해당 지역에 현금이 그대로 쌓여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환수율이 100%를 넘는다고 해서 비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도 없다.

특정 지역에서 발행된 화폐가 그 지역에서만 유통되고 환수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서 발행·유통된 5만원권이 특정 지역의 금융기관을 거쳐 한국은행으로 들어오면 해당 지역의 환수액으로 집계될 수 있다.

인천은 올해 97%…제주는 233.4%
올해 들어서도 지역 간 격차는 이어지고 있다.

1월부터 7월까지 제주에서는 1,858억원의 5만원권이 발행된 반면 4,338억원이 환수되면서 환수율이 무려 **233.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남은 6.6%, 강원 9%, 대구·경북 14%, 경기 16.9%에 머물렀다.

특히 인천은 올해 1~7월 4,076억원이 발행되고 3,952억원이 환수돼 97%의 환수율을 기록했다.
인천의 환수율은 2021년 17.4%에서 2022년 41%, 2023년 89.5%, 2024년 97.9%까지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83.5%로 낮아졌다가 올해 다시 97%를 기록하고 있다.

현금은 덜 쓰는데 5만원권은 왜 계속 늘어날까
이번 통계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비현금 결제가 확대되는 것과 고액권 발행잔액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카드와 모바일 결제가 생활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일상적인 현금 사용은 줄어들고 있지만, 5만원권 발행잔액은 오히려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고 낮은 환수율이나 발행잔액 증가만으로 5만원권이 특정 장소에 보관돼 있다거나 특정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현금 보유 수요와 지역별 산업·상거래 구조, 금융기관의 화폐 수급, 지역 간 화폐 이동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히 ‘5만원권이 사라졌다’거나 ‘어딘가에 쌓여 있다’는 식의 접근보다는 발행된 고액권이 실제 경제에서 어떤 경로로 유통되고 보유되는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

배준영 의원은 “최근 비현금 결제가 일상화되고 있는데도 시중에 풀려 있는 5만원권은 5년 사이 51조원 넘게 늘어 2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며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발행액에 비해 환수액이 현저히 적게 나타나는 만큼 그 원인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에 따라 5만원권 환수율에 큰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한국은행이 지역별 화폐 수요와 유통·환수 흐름을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며 “5만원권이 시중에서 어떻게 유통·보유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 안정적인 화폐 수급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5만원권 발행잔액이 200조원에 가까워진 상황에서 단순한 화폐 발행 규모를 넘어 고액권에 대한 국민의 보유 수요가 왜 지속되는지, 지역별 환수율 격차는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보다 정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한국경제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