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도예인의 손에서 태어난 ‘항미단길’…인천 개항장의 문화거리로

우경원 기자

k01083510007@gmail.com | 2026-08-23 22:27:52

조은경 작가, 2019년부터 사비 들여 골목 하나하나 가꿔
“개항장의 아름다운 길 만들고 싶었다”…10월 3~4일 개막무대 예정
개인의 열정에서 시작된 골목 브랜드, 지역 문화자산으로 새로운 도약

[한국경제일보 우경원 기자]  조 작가는 자신이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던 ‘항미단길’이라는 이름이 이제 공식적으로 불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을 접하고 남다른 감회를 나타냈다.

그는 “고향으로 돌아와 도자기공방을 열고 한국인의 정서를 담고자 조성한 항미단길이 이제 공식적으로 인정돼 불리게 되는 것을 보니 감개무량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동안 항미단길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용기를 주고 조언해 준 이들에게 “모두 덕분”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 행정이 만든 거리가 아닌 ‘사람이 만든 거리’

항미단길의 사례는 지역의 골목과 문화공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지역 관광자원이 반드시 막대한 예산과 대규모 개발사업을 통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 골목에 이름을 붙이고, 작품 하나를 내놓고, 방문객 한 명에게 친절하게 말을 건네고, 작은 행사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이야기가 축적된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면 평범했던 골목도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오는 장소가 될 수 있다.

항미단길 역시 2019년 한 도예인의 작은 구상에서 시작해 7년여 동안 하나의 이름과 이야기를 축적해 왔다.

특히 40년 넘게 도자기를 다뤄온 공예인이 자신의 작품 활동을 넘어 자신이 살아가는 골목 전체를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만들어보려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다음이다.

항미단길이 한 개인의 노력에만 의존하는 공간을 넘어 개항장의 역사와 공예·예술, 지역 상권과 관광을 연결하는 지속 가능한 문화거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행정기관과 지역사회, 상인, 예술인들의 협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항미단길을 처음 만들고 오랜 시간 가꿔온 사람과 그 역사를 기록하고 존중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지역의 브랜드는 어느 날 행정기관이 이름을 붙인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그 이름에 시간과 사람, 이야기가 쌓여야 비로소 생명력을 갖는다.

2019년 3월,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던 인천 개항장의 한 골목에서 시작된 ‘항미단길’.

한 도예인의 손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가 이제 인천 개항장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문화거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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